[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2025년 9월 29일부터 2026년 6월까지,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사드 보복과 팬데믹으로 얼어붙었던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9년 만에 되살아날 가능성에 면세점과 백화점, 호텔업계는 벌써부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아웃소싱 산업계의 분위기는 다르다. ‘9개월 특수’의 등장은 오히려 산업 전반을 흔드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 수요 급증, 인력 품질 저하, 불법고용 리스크, 평판 하락 등 구조적 문제들이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무비자 입국, 유통업에 모처럼의 반등 기회
산업통상자원부가 7월 30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및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유통업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지만, 오프라인 부문은 0.1% 줄어들며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특히 백화점의 경우 구매건수는 4% 줄었지만 고가 제품 위주의 소비 덕분에 간신히 0.5%의 성장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은 15.8%나 급증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한 마디로 지금의 유통 구조는 ‘오프라인 추락, 온라인 독주’의 양극화 흐름 속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요우커’의 귀환은 면세점·백화점 등 도심 대형매장에 즉각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높다. 단체 관광객 유입은 현장 응대 인력 수요를 폭증시키고, 서비스직 중심의 아웃소싱 인력 공급도 다시 기지개를 켜게 만들기 때문이다.
무비자 입국이 허용될 경우 방한 중국 관광객 수는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 이전인 2014~2016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존 제주도에서 전국으로 입국 가능 지역이 확대되면서, 제주도 여행 경험이 있는 중국인의 2차, 3차 여행도 기대해볼 법 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지난 2023년 발간한 '중국인 관광객 회복 지연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는 2014~2016년 수준으로 중국 관광객 수가 회복될 경우 관광 수입은 9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특히 관광객의 증가는 온라인 시장보다는 오프라인 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므로 항공, 면세점, 백화점, 호텔 등 다양한 곳에서 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인력은 필요하지만, 공급은 준비되지 않았다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는 지금, 이들을 실질적인 소비자로 전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장 직원의 역량이다.
과거에는 가이드를 동반한 단체 관광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싼커(散客)'라 불리는 가이드 없는 개별 관광객의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 싼커는 대형 단체보다 자유롭게 여행지를 선택하고 소비 결정을 내리는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관광객을 직접 응대하는 서비스 인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유창한 소통 능력과 세심한 공감, 세련된 접객 태도는 고객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무엇보다, 만족한 고객이 자신의 경험을 SNS 등을 통해 공유할 경우, 이는 자연스러운 간접 광고로 이어져 또 다른 고객을 불러오는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이 갑작스러운 수요에 비해 아웃소싱 인력 시장은 여전히 팬데믹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외국어 기반의 판매직 인력풀은 사실상 ‘절벽’ 상태다.
한 판매 아웃소싱 기업 관계자는 는 “중국어로 상품을 설명할 수 있는 판매직 인력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며 “요즘은 인사말과 환불 안내만 외워서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대학생 아르바이트 유입은 급감했고, 단기근로 중심의 고용 구조는 현장 숙련도 자체를 낮추고 있다.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무가 확산되며 기본적인 교육조차 생략되는 일이 허다하다.
'잘 팔리는 상품'보다 '잘 응대하는 직원'이 더 중요해진 상황에서, 인력 공급의 준비 부족은 단순 문제가 아닌 구조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
이를 대처하기 위해 일부 현장에서는 중국어와 한국어를 모두 능통하게 구사할 수 있는 국내 거주 동포를 적극 채용하는 방식으로 인력풀을 확보하려는 시도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