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364일 '쪼개기 계약'도 퇴출 수순...공공부문 인력운영 재편 본격화
지방정부 30곳 중 28곳서 113건 노동관계법 위반 적발11개월~1년 미만 계약 2117명·364일 계약 1833명 확인정부, 기간제근로자 및 파견·용역직의 정규직 전환 목표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강력히 추진함에 따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인력운영 방식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정부는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비정규직 노동조건 기획감독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기획감독 결과 퇴직금 회피성 단기계약, 수당 차별, 사전심사제 미실시 등 불합리한 고용관행이 대거 적발됐다. 이번 감독 결과는 단순한 법 위반 적발을 넘어 공공부문 인력운영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한다. 특히 364일 계약, 11개월 계약, 초단시간 계약 등 그동안 일부 현장에서 관행처럼 활용돼 온 방식이 정부 감독의 직접 대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공공부문에서 악용되어온 편법이나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대우를 수면 위로 본격 끌어올린 것이다. '정규직 전환'의 명분과 당위성을 갖춘 정부가 오는 하반기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정규직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아웃소싱·파견·도급업계 역시 이번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공부문이 직접고용 비정규직을 어떻게 줄이고, 어떤 업무를 정규직화하며, 어떤 영역을 자회사·도급·위탁 방식으로 재설계할지가 향후 공공 인력서비스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쪼개기 계약 퇴출이 완전 도급 형태의 BPO 시장 확대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낙관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기본 방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남용을 줄이고 상시·지속 업무에 대한 정규직 고용 원칙을 강화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공공기관들은 직접고용 확대, 무기계약직·공무직 전환, 자회사 활용, 전문 도급·위탁, 업무 자동화 등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새로운 인력운영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Part 1. 364일 계약의 종말...지방정부 감독에서 드러난 반복계약 관행고용노동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불합리한 고용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지난 3월 11일부터 ‘지방정부 비정규직 노동조건 준수 기획감독’을 실시했다. 감독 대상은 기초자치단체 30개소였다.
대상 기관은 국무조정실의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 계약실태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선정됐다. 11개월 이상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 비중이 높거나 언론 등을 통해 쪼개기 계약 관행이 의심된 지방정부가 주된 점검 대상이었다.
감독 결과는 예상보다 무거웠다. 30개 지방정부 가운데 28곳에서 총 113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주요 위반사항은 퇴직금 미지급, 기간제 노동자 차별처우, 근로계약서 작성 위반, 금품청산 및 임금지급 위반, 임금대장·임금명세서 관련 위반, 휴게·연장·휴일근로 가산수당 관련 위반,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등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는 형식적인 단기계약을 반복해 사실상 1년 이상 계속 근무한 기간제 노동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다. 고용노동부는 1개 지방정부에서 노동자 1명에게 퇴직금 250만원이 미지급된 사실을 확인했다.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도 적발됐다. 3개 지방정부에서 66명에게 총 1억원 상당의 수당 등이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제 대체인력 노동자에게 공무직 노동자가 받는 직무수당, 가족수당, 명절상여금, 정근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또 동일·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제 노동자 44명에게 복지포인트를 지급하지 않은 사례도 적발됐다.
그러나 이번 감독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개별 법 위반 사례보다 고용관행 자체다.
고용노동부는 감독 대상이 된 모든 지방정부에서 단기·반복 계약, 사전심사제 미실시 등 불합리한 고용관행을 확인했다.
특히 27개 기관에서 11개월 이상 1년 미만 계약자가 2117명 확인됐고, 이 가운데 364일 계약자는 1833명에 달했다.
364일 계약은 법적으로 1년을 채우지 않는 방식으로 퇴직금 부담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돼 왔다. 1년 미만 계약 자체가 모두 위법한 것은 아니지만, 동일한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계약기간만 형식적으로 쪼개는 방식은 퇴직금 회피, 고용불안, 처우 차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는 이번 감독 결과를 통해 이러한 관행이 일부 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부문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임을 정조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