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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실적 우수자가 좋은 팀장일까…차세대 리더, 교육보다 ‘일의 경험’이 가른다

현재 업무 성과와 관리자 역량은 달라…실적만으로 승진 결정하면 인재 배치 어긋날 수도


애플·구글, 실제 사업과제와 부서 간 협업으로 문제 해결력·적응력 검증

어려운 과제만 맡겨서는 부족…업무 조정과 선배 리더의 피드백 함께 설계해야

아웃소싱 현장도 처리량과 서비스 품질을 함께 평가하는 리더 육성 필요


[아웃소싱타임스 김민수 기자] 차세대 리더를 키우려는 기업은 교육과정뿐 아니라 일을 맡기고 평가하는 방식까지 바꿔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적이 좋은 직원을 선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낯선 과제를 맡겨 다른 부서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어려운 과제를 부여하는 만큼 기존 업무를 조정하고 선배 리더가 성장을 지원하는 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현재 맡은 일을 잘하는 능력과 조직을 이끄는 능력은 같지 않다. 개인 성과에 대한 보상과 미래 관리자 선발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좋은 실무자를 확보하고도 적합한 리더를 찾지 못할 수 있다. 인재 육성의 초점도 교육 이수 여부에서 실제 업무 속 판단과 협업 능력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넓어질 필요가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이상현 수석연구원은 9월 14일 발간한 ‘차세대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애플, 구글의 핵심인재 육성·검증 전략과 시사점’에서 두 기업 관계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인재 육성 방식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실제 사업과제, 여러 리더의 평가, 멘토링, 정기적인 후보군 재검증을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실적이 좋은 직원, 관리자 역할도 잘할까

승진 기준과 관리자 역량 사이의 차이는 실증연구에서도 확인된다. 앨런 벤슨·대니얼 리·켈리 슈가 2019년 경제학 학술지에 발표한 ‘승진과 피터의 원리’는 미국 131개 기업의 영업직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기업들이 관리자 성과를 더 잘 예측하는 다른 특성보다 현재 영업실적에 무게를 두고 승진을 결정하는 경향을 발견했다.


다만 연구 결과를 ‘실적 우수자는 관리자로 부적합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연구진은 실적에 따른 승진이 직원의 노력을 끌어내는 보상 수단으로도 쓰인다고 설명했다. 개인 성과를 인정할 필요와 관리 업무에 적합한 사람을 선발할 필요가 서로 충돌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도 우수한 실적에는 합당하게 보상하되, 관리자 후보에게는 동료의 업무를 돕고 갈등을 조정하며 팀의 결과를 개선한 경험이 있는지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승진 전에 소규모 프로젝트를 이끌게 하면 개인 실적표에 드러나지 않는 판단력과 협업 방식을 관찰할 수 있다.


■ 애플·구글의 공통점은 ‘일을 통한 육성과 검증’

POSRI 보고서가 소개한 애플 사례는 여러 부서가 함께 풀어야 하는 실제 전략과제를 중심에 둔다. 후보자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답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조직의 요구를 이해해 실행 방향을 조율해야 한다. 경영진과 선배 리더는 과제 수행 과정과 결과를 살피며 성장 가능성을 판단한다.


구글 사례에서는 다양한 직무·조직 경험과 상위 리더의 멘토링을 결합한다. 익숙한 업무보다 난도가 높거나 새로운 협업이 필요한 과제를 맡기고, 다른 환경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두 기업 모두 인재 선발을 끝이 아닌 육성의 출발점으로 삼고, 이후의 업무 경험을 통해 판단을 계속 보완한다.


다만 보고서에 담긴 세부 선발 기준과 운영 수치는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파악한 내용으로, 해당 기업이 공개한 공식 인사규정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국내 기업이 참고할 부분은 선발 비율이나 평가 횟수를 그대로 옮기는 데 있지 않다. 어떤 역할을 맡기고, 누가 과정을 관찰하며, 확인된 강점과 약점을 다음 업무 배치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


애플이 공개한 자료에서도 현업 리더의 육성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애플대학을 이끌던 조엘 포돌니와 교수진 모튼 한센이 쓴 2020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기고문은 리더에게 깊은 전문성과 세부 업무에 대한 이해, 다른 부서와 토론하고 협력하는 능력을 요구한다고 설명한다. 자신이 맡던 업무 일부를 구성원에게 가르치고 결과에 의견을 주는 사례도 소개했다.


이 공개 자료만으로 POSRI 보고서가 전한 세부 선발 절차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리더가 업무를 나누는 데 머물지 않고 구성원을 가르치며, 자신도 새로운 영역을 배워야 한다는 점에서는 경험 중심 육성의 배경을 보여준다.


■ 어려운 과제를 맡기려면 질문할 수 있는 환경부터

실전 과제의 난도만 높인다고 리더가 길러지는 것은 아니다. 목표가 불분명하거나 필요한 정보와 지원을 받지 못하면, 과제 결과만으로 개인의 잠재력을 판단하기 어렵다. 문제를 일찍 알리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환경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구글의 ‘팀 효과성 이해하기’ 공식 연구 안내는 엔지니어링 프로젝트팀 115개와 영업팀 65개 등 총 180개 팀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한다. 주요 요소로는 심리적 안전감, 맡은 일을 제때 끝내는 신뢰성, 역할과 목표의 명확성, 일의 의미, 자신의 일이 조직에 기여한다는 인식을 꼽았다.


심리적 안전감은 실수나 질문, 새로운 의견을 내놓았다는 이유로 모욕당하거나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구글의 결과는 사내 자료에서 확인된 관련성이며, 같은 제도를 도입하면 모든 기업의 성과가 높아진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리더 후보에게 무엇을 확인할지는 구체화할 수 있다. 혼자 정답을 빨리 내놓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팀원의 질문을 받아들이는지, 다른 의견을 검토하는지, 역할과 목표를 분명하게 설명하는지 살펴야 한다. 어려운 과제를 해결한 결과와 함께 팀이 일한 과정도 평가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아웃소싱 현장의 관리자 후보는 처리량뿐 아니라 서비스 품질과 팀이 일한 과정까지 함께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 비용 절감이 재문의·오배송·재작업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사진은 AI가 생성)

■ 아웃소싱 현장은 처리량과 서비스 품질을 함께 봐야

이 원칙을 아웃소싱 기업에 적용한다면 현장 개선과제부터 설계할 수 있다. 컨택센터 관리자 후보에게 반복 민원을 줄이는 과제를 맡기거나, 물류 현장 후보에게 오배송과 재작업을 줄이는 개선안을 운영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특정 기업의 도입 사례가 아니라 앞선 연구와 보고서를 토대로 제안할 수 있는 적용 방안이다.


평가 기준은 처리량 하나에 그쳐서는 안 된다. 컨택센터라면 처리시간과 재문의·불만 발생을, 물류 현장이라면 처리량과 오류·재작업 비용을 함께 살펴야 한다. 비용을 줄인 결과가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구성원에게 개선 방법을 설명해 실행하도록 이끈 과정도 기록할 수 있다.


과제를 맡기기 전에는 후보자가 바꿀 수 있는 업무 범위와 사용할 수 있는 자료, 협조를 요청할 책임자를 정해야 한다. POSRI 보고서가 소개한 애플 사례에는 전략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부 현업 업무를 덜어주는 지원도 포함돼 있다. 기존 업무를 그대로 둔 채 추가 과제만 얹는 방식과 구분해 볼 대목이다.


교육·인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도 적용할 여지가 있다. 교육과정 운영에 현장 과제 설계, 중간 점검, 상사 의견 정리를 결합하고 발주기업은 실제 업무 배치와 평가를 맡는 방식이다. 교육 수료율과 현장 성과를 구분하고, 서비스 개선이 교육의 결과인지 인력 증원이나 시스템 변경의 영향인지도 따져야 한다.


■ 후보 명단보다 ‘다음 역할을 맡길 근거’가 중요

경험 중심 육성에는 기회 배분이라는 과제가 남는다. 선발된 사람에게만 중요한 프로젝트를 계속 맡기면 다른 구성원은 잠재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 처음의 선발 판단이 이후의 기회와 평가를 좌우하는 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


이상현 수석연구원도 보고서에서 구성원이 성과와 잠재력을 입증하면 핵심 경험과 역할에 도전할 수 있도록 성장 기회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후보군에서 제외되는 일을 영구적인 낙인으로 만들지 않고, 성장 단계에 따라 다시 진입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업이 먼저 점검할 것은 핵심인재 명단의 길이가 아니다. 후보자가 어떤 문제를 해결했고, 누구와 협업했으며, 의견을 들은 뒤 무엇을 바꿨는지 기록으로 남아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 기록이 다음 업무 배치와 관리자 선발에 쓰일 때 인재 육성은 교육 이력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실제 역할을 준비시키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 기사 이해를 돕는 Q&A

Q1. 실적이 좋은 직원이 반드시 좋은 관리자가 되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다. 현재 업무에서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한 능력과 팀원을 지원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관리 능력은 서로 다를 수 있다. 미국 131개 기업의 영업직 자료를 분석한 연구도 기업이 현재 실적을 중시해 승진자를 정하는 경향과 관리자 적합성 사이에 간극이 생길 수 있음을 확인했다.


Q2. 그렇다면 개인 실적은 승진 평가에서 빼야 하나?


개인 실적도 중요한 평가 요소다. 실적에 따른 승진은 성과를 인정하고 직원의 노력을 끌어내는 보상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관리자 선발에서는 개인 실적과 함께 협업, 갈등 조정, 목표 설명, 팀 성과 개선 경험을 별도로 살펴야 한다.


Q3. ‘경험 중심 육성’은 일반 교육과 무엇이 다른가?


강의나 사례연구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사업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맡긴다는 점이 다르다. 후보자가 낯선 업무와 다른 부서의 요구를 어떻게 이해하고 조정하는지 관찰하며, 과제 결과와 업무 과정을 함께 평가한다. 선배 리더의 피드백과 멘토링도 과제 수행 과정에 연결한다.


Q4. 어려운 과제를 맡기기만 하면 리더십을 검증할 수 있나?


과제만 추가해서는 제대로 검증하기 어렵다. 후보자가 바꿀 수 있는 업무 범위와 사용할 수 있는 자료, 협조를 요청할 담당자를 정하고 기존 업무도 조정해야 한다. 질문이나 실수를 숨기지 않고 도움을 구할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


Q5. 아웃소싱 기업은 관리자 후보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현장 성과와 서비스 품질을 함께 볼 수 있는 개선과제를 맡길 수 있다. 컨택센터는 처리시간과 재문의·불만 발생을, 물류 현장은 처리량과 오류·재작업 비용을 함께 살펴보는 방식이다. 수치뿐 아니라 구성원에게 목표를 설명하고 협업을 이끌며 피드백을 반영한 과정도 기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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