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우리보다 수평적인 기업문화가 존재하는 미국에서도 상사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에이미 갈로 편집자가 쓴 "어떻게 상사에게 피드백을 하나(How to give your boss feedback)"를 보면 서양 직장에서도 상사를 평가하는 것은 모두 두려워하는 것 같다. 이 글에서 우리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정리해봤다.
상사에게 솔직한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왜 중요할까. 아무리 수평적인 조직이어도 조직에 있다 보면 다른 직원들로부터 고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다른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이는 상사와 조직을 위해서도 모두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일단 상사와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조건이다. 만약 상사가 부하직원의 의견을 듣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든지 나와 사이가 좋지 않다면 애초에 피드백을 주지 않는 것이 낫다. 어떤 얘기를 하더라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사가 의견을 달라고 요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먼저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이상적인 리더는 언제 어디서든 부하직원이 피드백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리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는 부하직원이 먼저 물어보는 것도 필요하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서 제가 떠오른 생각이 있는데 제 의견을 말해도 될까요?"와 같은 식이다. 그리고 이런 피드백이 부정적인 의견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사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는 것을 전달해야 한다.
상사에게 조언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상사의 입장"이 아니라 "나의 입장"에서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면 상사의 입장에서 얘기하면 이는 마치 "내가 당신의 자리였다면 이렇게 할 것이다"처럼 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업무, 나의 관점에서 상사에 대해 의견을 줘야 하고, 이 의견이 전체의 일부만을 보고 있기 때문에 틀릴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 부하직원은 상사보다 더 좁은 시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피드백이 솔직해야 하고 충분한 근거와 설명을 가져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순히 좋다, 나쁘다는 의견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으로 디테일이 들어가야만 상사가 부하의 의견을 건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처럼 아무리 조심스럽게 의견을 낸다고 해도 상사가 이를 기분 나쁘게 생각하거나 방어적으로 돌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 상사의 관점으로 피드백을 재구성(reframe)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상사가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 피드백을 잘못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만약 상사가 피드백을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그 경우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상사와의 인간관계를 해치는 것은 직장생활에서 가장 손해 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 상사의 행동이 회사나 내가 속해 있는 팀을 위험에 빠뜨릴 경우는 제외다. 그럴 정도로 심각한 위기가 아니라면 다면평가처럼 익명으로 상사에게 전달될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