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타임스 김민수 기자] 유례없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GAI) 기술이 화이트칼라 직업현장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2022년 말 ChatGPT의 출현 이후 AI 기술은 더 이상 일부 기술직군만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대부분의 전문직군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핵심 인프라로 작동하고 있다.
중략.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 직업경력개발연구실 미래직업연구팀은 이 같은 흐름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2024년 9월부터 11월까지 직업별 현직자 21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를 16일 발표하였다. 중략.
조사 대상은 AI 기술의 도입과 활용이 활발한 화이트칼라 직업군 10개(연구원, IT개발자, 데이터전문가, 변호사, 회계사, 디지털마케터, 기자, 영상제작전문가, 실용음악작곡가, 시각디자이너)로 선정되었으며, AI 도구를 실제로 활용하거나 도입을 주도하고 있는 실무 전문가들이 인터뷰에 참여하였다.중략.
그 결과, AI가 화이트칼라 업무를 대체하거나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직무와 조직의 재편, 인재 전략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 다음은 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리한 14가지 직업현장 변화 트렌드이다.
■ (AI와의 협업 증가 → 생산성의 비약적 향상)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반복적인 문서 작업을 AI에게 위임하고, 인간은 분석과 판단에 집중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AI와 인간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작업 시간 단축, 인건비 절감, 품질 향상이라는 생산성의 세 가지 혁신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AI의 초안 작성 후 인간 전문가의 검토와 판단이 결합되어 최종 결과물의 품질이 오히려 향상되는 경우도 많다.
■ ② (AI 기반으로 여러 업무의 통합)
디지털마케터나 회계사는 데이터 추출, 정제, 분석을 하나의 업무 흐름에서 AI와 함께 수행하게 됨에 따라 기존에 단계적으로 분리됐던 직무가 통합되고 있다. 과거에는 각각 다른 역할로 나뉘었던 데이터엔지니어, 데이터애널리스트, 회계담당자의 역할이 AI 기반 도구의 지원으로 하나의 전문가에게 통합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프리랜서가 고도화된 비즈니스를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 ③ (AI는 정보 및 데이터 기반의 반복적 업무를 대체)
AI는 정보 및 데이터 기반의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 문서 작성, 자료 정리, 번역 등의 업무는 AI가 수행하고, 이로 인해 일반 사무직이나 보조 인력에 대한 수요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로펌, 회계법인, 언론사 등에서는 보조 인력을 줄이는 대신, AI를 적극 도입해 기존 인력의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 ④ (인간적 특성이 강한 업무의 중요도 향상)
사회적 판단, 복잡한 문제 해결, 고객 설득, 기획 등 인간 고유의 지적 능력과 정서적 소통이 요구되는 업무는 오히려 그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반복업무는 AI가, 고차원 업무는 인간이 수행하는 분업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AI가 채울 수 없는 인간적인 감정, 윤리적 판단, 창의적 사고 등은 고부가가치 업무로 집중되며, 해당 역량을 갖춘 인재는 더욱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⑤ (AI 도입·운영·관리에 따른 신직업, 신일자리의 등장)
신문사 등 일부 기업에서는 AI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AI 도구를 관리·감독하는 전담 조직(TF)이 등장하고 있으며,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정확성을 검토하는 데이터 검증 전문가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직무는 AI에 대한 기술적 이해뿐 아니라 법적, 윤리적 고려까지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조율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
■ ⑥ (역량 증강 및 확장, 다기능화)
영상제작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은 과거 외주나 팀 협업으로 수행하던 업무를 AI를 활용해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고숙련자의 다기능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중략.
AI가 반복적인 일을 대신함에 따라 인간은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 ⑦ (사람은 더 창의적이고 고차원적인 업무 수행에 집중)
AI가 반복적인 일을 대신함에 따라 인간은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변호사는 전략 수립과 고객 응대에, 디자이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의 품질이 향상되고 있으며, 직무 자체가 더 깊이 있는 사고와 정교한 판단을 요구하게 된다.
■ ⑧ (역량의 양극화, 인적자원 가치의 양극화)
AI 활용 능력이 개인의 생산성과 직접 연결되면서 이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곧 인적자원의 가치 차이로 이어져 고성과자와 저성과자 간의 구조적 양극화로 나타나고 있다. 동일한 직군 내에서도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인재는 조직에서 핵심 인재로 분류되며, 경력 개발 속도와 보상 수준에서 차별화가 발생한다.
■ ⑨ (개인 간ㆍ업체 간 역량 격차 해소의 기회)
반면, 저숙련자나 중소기업도 AI를 활용하면 대기업과 유사한 수준의 결과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의 기술 격차, 자본 격차를 일부 보완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있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고급 콘텐츠 제작이나 마케팅 실행도 AI 도구로 가능해지면서 누구나 전문가처럼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 ⑩ (AI 시대에 필요한 미래 역량의 중요성 증가)
디지털 리터러시, 데이터 분석 능력, AI 툴 활용 능력, 협업 능력, 인문학적 소양 등 복합적인 미래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 단순 기술 습득을 넘어 융합적 사고와 소통 능력까지 갖춘 인재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도메인 지식과 기술을 연결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가 기업의 인재 전략에서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 ⑪ (조직의 직무 재편 및 조직 슬림화)
사무보조나 중간관리 직무가 AI에 의해 대체되면서 조직은 더 유연하고 효율적인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동시에 AI 시스템을 도입하고 통합할 수 있는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은 AI 중심의 프로젝트 단위 조직을 도입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부서 중심의 경직된 구조에서 탈피하는 추세다.
■ ⑫ (AI 활용 능력 및 AI 리더십의 강조)
기업은 채용 시 AI 활용 경험과 기술 적응력이 뛰어난 인재를 우대하며, 조직 내 리더 역시 팀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AI 전략 활용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현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AI 도구를 기획·적용할 수 있는 'AI 리더형 관리자'가 각광받고 있다.
■ ⑭ (AI 사용에 따른 윤리적/법적 대응 중요)
AI 활용에 따라 저작권, 개인정보 보호, 편향성 등의 윤리적·법적 이슈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AI 사용 가이드라인 수립, 위험 분석, 내부 감사 등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외부 전문가와 협업하여 AI 윤리 정책을 수립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AI를 수용하고 활용하는 태도 자체가 향후 직업 생존력과 경력 성장을 좌우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며, "직무 변화의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역량을 재구성하는 개인과 기업이 결국 승자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AI 시대, 기회와 위협은 공존한다. 변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며,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