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기만 해도 운동 효과 있어… 근육 자극되고 척추 하중 덜어줘
한국인은 하루에 잠자는 시간만큼 앉아 있다.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한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평균 수면 시간은 약 6.8시간이며, 앉아서 보내는 시간은 약 7.5시간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일 수 없다면, 30분에 한 번 의자에서 일어나기만 해도 운동 효과가 있다.
◇앉는 자세, 심혈관계·척추 질환 유발
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유승호 교수는 "인체는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만들어져 있다"며 "오래 앉아 있을수록 심혈관계·근골격계 질환, 비만, 암 같은 질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오래 앉아 있는 자세는 혈액 순환을 방해해 혈전(피떡)을 만들면서 심혈관계 질환에 악영향을 미치고, 척추 관절에 하중(荷重)을 많이 가게 해 디스크(추간판탈출증) 등을 유발한다. 이러한 질환은 사망률까지 높인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에 11시간 이상 앉아 있는 사람은 4시간 미만으로 앉아 있는 사람보다 3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약 40% 높았다.
◇일어서기만 해도 근력 운동 효과
업무·학업을 병행하면서 오래 앉아 있는 걸 피할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자리에서 자주 일어나라"고 말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다리 근육이 거의 움직이지 않지만, 일어나는 동작을 하는 순간 자세 유지를 위해 다리 근육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근전도 폭이 넓을수록 근육 활성도가 큰 것이다〈그래픽〉. 와세다대 스포츠과학학술원 오카 고이치로 교수는 저서 "5분 스탠딩 건강법"에서 "일하는 도중 천천히 일어났다가 앉는 동작만 해도 일종의 가벼운 스쿼트를 하는 셈"이라며 "30분에 한 번 간격으로 일어났다 다시 앉거나, 가능하다면 2~3분간 가볍게 움직여라"고 말한다.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관절재활의학과 박시복 교수는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다리 근육 운동 효과가 있다"며 "바로 앉기보다 서서 서류를 본다거나, 까치발 동작을 하는 등 몸을 조금 움직인 뒤 다시 앉길 권한다"고 말했다.
잠시라도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좋은 이유는 ▲근육 자극 ▲하중 변화 때문이다. 근육은 70%가 하반신에 몰려있으며, 허벅지는 하체 핵심 근육이다. 일어났다 앉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허벅지·무릎·엉덩이·종아리 근육이 자극돼 운동 효과를 보고, 혈액 순환도 좋아진다. 일어나기만 해도 척추에 걸리는 하중은 약 40% 줄어든다. 박시복 교수는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며 "30분~1시간 간격으로 움직이라는 것은 최소한으로 권장하는 시간일 뿐, 가능한 한 자주 몸을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